학교용지부담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라 아파트 분양자들이 납부한 학교용지부담금을 환급 받게 됐지만 부담금을 부과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소송이나 행정심판, 감사원 심사를 청구한 사람만 환급 받게 돼 환급대상에서 제외된 납부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정부는 아파트 건설과 함께 학교 신설이 필요하게 되자 분양자들에게 학교용지 구입비를 부담시켰다. 그렇지만 정부의 방침을 거부하고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부담금을 환급 받을 수 있고 순순히 납부한 성실 납부자들은 돌려 받지 못하는 ‘말도 안 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순수한 국민들만 손해를 보고, 조세 납부를 거부하거나 법적 절차를 거쳐 이의를 제기한 경우만 구제 받는다면 누가 성실 납세를 하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대전시가 학교용지부담금 전원 환급을 추진해 주목받고 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최근 “헌법에 위반돼 잘못 납부한 세금을 전원이 돌려 받는 것은 극히 당연한 일”이라며 “관련 특례법을 제정한 정부와 입법기관이 당연히 책임을 지고 환급을 명문화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염 시장은 “지역 국회의원이 입법 발의한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환급방안을 나름대로 강구하겠다”며 “자체 방안을 마련하는 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원 환급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고 전원 환급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특별법 제정과 소송, 자치단체 독자적인 환급 근거 제정을 제시했다. 마땅한 조치지만 자치단체장이 근거를 마련해 전원 환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크게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충북에서는 그와 같은 의사 표명 등 ‘성실 납세로 인한 선의의 피해’에 대해 자치단체가 구제에 나서겠다고 밝힌 적이 없다. 대전에서 아파트를 분양 받은 사람들은 돌려 받고 충북에서 분양 받은 사람들은 납부한 부담금을 환급 받지 못한다면 이 또한 형평성 논란의 소지가 크다. 어찌됐든 대전시의 전원 환급 추진은 주민들을 위해 마땅히 해야할 당연한 일이지만 다른 지역에 앞서 그 같은 방안을 솔선 추진한다니 충북도민들이 대전시민을 부러워 하는 게 당연하다.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 지역에서 납부한 학교용지부담금 1만7천여 건 가운데 4천100여 건만 환급될 뿐 나머지 납부자들은 돌려 받을 수 없다고 한다. 충북에서도 성실납부자 전원에게 부담금을 돌려주는 방안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 민선시대 출범과 함께 줄기차게 주창해 온 ‘위민행정’을 이번 부담금 전원 환급을 통해 실천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