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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규 한국납세자연맹 부회장 |
구 정권의 기저효과에 의한 신 정권의 허니문 기간이 이내 끝나가는 듯싶다. 예상대로 정치권에선 케인즈 이론을 토대로 한 관치경제와 사드배치를 둘러싼 국방분야에서 마찰음이 들려온다. 극심한 의견충돌은 또 다시 갈등과 국론분열을 불러오기에 혼란스럽고 우려된다. 지난 정치권의 난맥상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진정한 소통과 협치 그리고 안정과 번영을 염원한다.
민주주의는 본래 시끄럽고 복잡하다. 그래서 조급해지면 화를 부르고 지나치면 상흔마저 남긴다. 차분해져야 한다. 아무리 급해도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의욕에 앞서 우선 국정현안에 대한 그 간의 실태를 세밀히 파악하고 매사에 차분히 대처했으면 한다. 응당 이 과정에 관련자들의 경험과 전문가들의 견해를 충분히 청취함은 기본이다. 그리고 최적의 해결방안을 도출하고 필요시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도 구해야 한다. 이것이 정도다. 때론 이상과 현실이 다를 수도 있다. 결코 흥분하거나 서둘러서도, 더욱이 비현실적인 공약이행에 얽매여서도 안 된다.
특히 근자에 회자되고 있는 공무원 증원과 관련된 파킨슨법칙(공무원 조직은 사업규모에 관계없이 증가함), 기득권유지로 악용되는 지대추구행위(자신의 이익을 위해 약탈등 비생산적인 활동을 추구함), 사회양극화의 실태를 보여주는 파레토법칙(상위 20%가 전체사회의 부 80%를 차지함)등은 작금의 우리사회가 앓고 있는 전형적인 병리현상을 대변한다. 따라서 사안별로 신중히 검토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 고질병이라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아예 도려낼 각오도 해야 한다. 국민들은 튼튼한 안보와 함께 단호하고도 지혜로운 국정운영을 원한다.
인사에 있어서도 더 한층의 경각심이 요구된다. 소위 고위공직자의 결격사유로 제시한 병역면탈,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의 5대 원칙은 최대한 지켜져야 한다. 시쳇말로 “내로남불”이어서는, 이중잣대로 그럴듯한 레토릭만 있어서도 안 된다. 논어에 民無信不立(민무신불립) 이란 말이 있다. 백성의 믿음을 얻지 못하면 나라를 다스릴 수 없다는 뜻으로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
최근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에서 부하들과 커피 잔 들고 담소 나누는 장면을 연출했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성공적인 임무완수를 위해서는 인연을 넘어 필히 대하기 어려운 부하를 곁에 두어야 한다. 쉽사리 대해도 좋은 사람만 부하로 쓴다면 난관을 극복하기 어렵다. 자신의 최대 경쟁자이자 적이었던 에드윈 스탠턴을 국방장관에, 월리엄 슈어드를 국무장관에 임명해 대통합을 이룬 에이브러햄 링컨의 용인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념과 정파를 초월, 진정한 탕평 인사가 절실해 보이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