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납세자연맹은 10일 청와대 특수활동비 집행내역, 김정숙여사 의전비용 등을 공개하도록 한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공무원이 예산을 사용하고 즉각적으로 집행내역을 공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만일 예산집행내역이 공개되지 않으면 국민은 정부를 불신할 것이고, 가급적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그런 국가는 지속가능할 수 없고, 해당 공동체는 결국 붕괴될 것이다.
세금은 국가와 국민간 사회계약이다. 국가가 세금을 각자의 능력에 따라 공정하게 부과하면 국민은 자발적으로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하고, 국가는 그 세금을 오남용하지 않고 공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계약이다. 만일 공무원이 예산을 사용하고 영수증을 첨부하지 않거나 예산 사용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이 사회계약은 파기돼야 하며, 국민은 사태를 초래한 권력자에게 책임을 물을 권리가 있다.
책임을 물어야 할 우리 납세자(국민)는 그러나 청와대가 법원의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할 경우 이 사건 소송이 각하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대통령 임기가 끝나 현행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문재인정부의 특수활동비 등 모든 서류가 청와대에서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된다. 법원이 청와대에 서류가 존재하지 않음을 이유로 소송을 각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진정 국민의 위한 정부라면 법원의 이번 판결을 인정하고 즉각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청와대가 만일 정보공개를 거부한다면, 스스로 민주주의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다.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우리 연맹은 헌법소원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민주주의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 취지를 끝까지 국민과 함께 수호할 것이다.
납세자연맹은 특수활동비를 특정 공직자 개인의 문제가 아닌 잘못된 제도의 문제로 본다. 대부분 사람이 예산을 영수증 없이 현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면 예산을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부당하게 사용할 유혹에 빠질 수 있다.
거듭 주장해온대로, 청와대와 국회, 대법원, 검찰, 국세청 등 거의 모든 공직의 고위 공무원들이 특수활동비를 사용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의 원리에 어긋나는 것이다. 중세시대 성직자나 귀족, 왕에게 특권을 인정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
연맹은 지난 2021년 4월 노르웨이 총리실에 특수활동비와 같은 예산이 있는지, 만일 총리가 예산을 사용하고 영수증을 첨부하지 않으면 어떤 책임을 지는지 질의했었다. 답변은 놀라웠다.
노르웨이 총리실은 “그런 예산은 없고 총리가 예산을 사용하고 영수증 첨부하지 않으면 사임 또는 탄핵이 될 것”이라는 답변을 보내온 것이다.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라면 공무원이 예산을 사용하고 영수증을 첨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영수증을 첨부하지 않으면 공무원이 예산을 오남용해도 국민이 감시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세금 오남용을 감사할 권리 없이 세금 낼 의무만 있는 국민은 노예 상태로 볼 수밖에 없다.
이제 오랫동안 고위관료에게 인정된 중세시대 특권인 특수활동비를 폐지할 때가 됐다.
청와대는 차기 정부로 공을 넘기지 말고 즉각 특활비를 공개하는 동시에 특활비를 폐지해야 한다. 그러면 후대에 특활비를 폐지한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도 여야를 떠나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한다. 국민의 대표가 기득권을 버리기 싫어 눈을 질끈 감고 모르쇠로 넘어가려 한다면, 국민은 그런 대표를 더이상 대표로 여기지 않을 것이다.
2022.2.11
한국납세자연맹 성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