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몇 개월간 이런 문제들에 대해 개별적인 칼럼을 통해 논의할 예정이며 우선 이 글에서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쉽고 저렴한 한가지 해결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할 것입니다.

소규모, 지역 이벤트와 문화 홍보의 다국어 마케팅

지난달, 광화문 세종광장에서 한국 국립공원 50주년 기념행사가 있었습니다. 다양한 활동, 유인물과 천막들로 광장이 가득했습니다. 이 행사는 한국관광공사와 연계하여 진행된 큰 행사는 아니었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구경거리와 행사의 활력을 제공하기에는 충분한 행사였습니다. 그러나 지나가는 관광객이 아닌,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산과 강의 멋진 경관을 볼 수 있게 전시된 사진, 영상이나 국립공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들, 국립공원 50주년의 역사와 방문할 수 있는 국립공원에는 어떤 곳이 있는지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김포의 아파트 근처에 굉장히 멋진 보트와 관련된 행사의 홍보 배너가 있습니다. 배너에 보트 그림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최소한 보트와 관련한 이벤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이벤트는 한국에서 치뤄지는 대부분의 이벤트처럼 멋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이벤트에 참가하려고 했으나 참가 신청은 어디에서 하는지, 정확하게 어떤 이벤트인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커다란 광고판, 화려한 포스터들은 매일매일 색다르고 흥미진진한 것들을 광고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외국인은 그 광고가 정확하게 무엇을 알리려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자료들은 한국어로만 작성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읽지 못하기 때문에” 라는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외국인들은 의문을 갖게 됩니다. 한국어로 말할 수도 없고, 말하지 못해서 할 수 있는 일도 없는데 왜 굳이 한국에 남아있는가? 한국정부가 이렇게 외국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할 것이었다면 왜 한국에 오기를 장려했는가 하는 궁금증을 갖게 됩니다. 공식적인 답변을 들은 것은 아니지만 자문하다가 문득 떠오르는 답변은 씁쓸함을 느끼게 합니다. “외국인들은 소떼처럼 관광지에서 또 다른 관광지로 이동하며 그곳에 있을 때에만 환영 받는다. 그리고 그 관광지가 아닌 다른 지역들은 오로지 한국인만을 위한 공간이다.”

물론 사실이 아닙니다. 외국인을 위해 번역된 정보가 없는 이유는 아마 한국관광공사가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번역 스태프를 배치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부분의 홍보자료는 홍보 시작 직전 과정에서야 최종적으로 선정되기 때문에 직원에게 번역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배너와 포스터에 담긴 모든 한글 내용들을 다른 언어로(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비롯) 번역해서 기입할 만한 충분한 공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더 열심히 배워야 된다는 주장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물론 그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매주 한국어 수업을 듣는다 하더라도 외국인이 한국어를 읽고 이해하는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외국인들은 한국어를 배우는 동안에는 한국에서 즐거운 일을 즐기는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것인가요?

해결책

모든 배너와 포스트에 QR코드를 설치하는 것입니다. 설치 위치가 너무 높거나 멀어서 QR코드를 인식할 수 없는 배너에는 독자적인 코드를 개발해서 설치합니다. 두 가지 코드 모두 이벤트의 상세내역을 외국어로 번역한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도록 링크합니다.

이 방법은, 한국어를 할 수 없는 외국인에게 불친절한 한국어 광고를 순식간에 다국어 소통센터로 전환해 줍니다. 이 소통센터는 이벤트의 진행상황이나 이벤트 특유의 단어와 표현, 행사 지역이나 관련 상품의 역사, 배경지식, 지역 비즈니스 정보 등 많은 것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이 링크를 통해 사진과 영상은 물론, 지도와 찾아오는 경로, 게시판을 공유할 수도 있고 참가예정자들끼리 모임을 주선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뉴욕시를 비롯, 인도의 콜카타 뉴타운까지 세계 각국의 지방정부들은 QR코드를 활용한 스마트하고 창의적인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한 지역은 QR코드와 기차노선도를 연결했고 다른 지역은 QR코드를 활용하여 방문객들을 관광지로 안내하는데 사용했습니다. 폴란드에 있는 직물회관은 코드를 사용하여 전시품과 관련한 이야기를 만듭니다. 관람객이 전시품 옆에 있는 코드를 스캔하면 작가와 그와 관련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QR코드를 활용한 사례가 있습니다. 홈플러스에서는 QR코드를 사용한 획기적인 프로모션을 시작했는데 야외에 있는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상품의 코드를 스캔하고, 집으로 물건을 배달 받는 것입니다. 또 그랜드워커힐 호텔은 QR코드를 사용하여 무료 셔틀버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QR코드는 무료로 만들 수 있으며 또한 대부분의 스마트폰을 통하여 무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활용하는 것은 저렴하고, 한국의 기술력을 외국인들에게 과시하는 동시에 한국정부와 외국인 커뮤니티의 소통 방법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정보의 관리

정부의 한 산하기관에서 책임지고 공식 QR코드의 생성과 추적을 관리해야 합니다. 그러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정착되면,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URL빌더를 활용하여 자체적으로 이벤트를 홍보하는 코드를 생성할 수도 있습니다. (QR코드 대신 마이크로소프트 태그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방법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용약관에 동의해야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팸을 보내는 사람들은 QR코드를 사용하여 스마트폰을 쓰레기 정보로 가득 채우려고 합니다. 한 정부산하기관이 책임지고 관리하게 하면 코드의 30%정도가 훼손되더라도 스마트폰에서 인식할 수 있는 고도로 규격화, 양식화 된 QR코드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정부 산하기관의 주도로 QR코드를 관리하게 하는 것은 정부와 직접 거래하는 것이 유리한 지역의 그래픽 디자이너와 스타트업(Start-up) 기업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