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2월 경기도 용인시의 105.6제곱미터형의 아파트를 분양권 전매로 사들인 김 모씨는 웃돈(프리미엄) 4천여만원 외에 학교용지 부담금으로 170여만원을 매도자(최초 분양자)에게 추가 지불했다. 학교용지 부담금은 실제 거주자가 내야 한다는 매도자와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에 따른 것.
매매계약서에도 학교용지 부담금은 매수자(김 씨)가 지불한다는 내용을 써 넣었다. 물론 학교용지 부담금 고지서가 매도자 이름으로 나왔기 때문에 매도자는 김 씨로부터 돈을 받아 부담금을 형식적으로 납부하기만 했다.
그러나 학교용지 부담금 위헌결정에 따라 부담금이 환급된다는 소식에 김 씨는 매도자자에게 전화를 걸어 부담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매도자가 7년전 아파트를 팔 때도 싸게 팔았는데 이제 아파트 값도 많이 올랐으니 학교용지 부담금 정도는 포기하라며 자신이 환급받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자체해결 하려던 김 씨는 결국 소송를 통해 학교용지 부담금을 찾기로 했다.
이처럼 올들어 학교용지 부담금 환급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학교용지 부담금은 일정 조건의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최초 분양자가 학교용지 마련대금으로 아파트 분양가의 0.8%를 추가로 내야했던 제도로 지난 2001년 도입됐다. 분양계약을 하고 한달 뒤 최초 분양자 이름으로 고지서가 나오는데 그 사이 분양권이 전매될 경우 부담금을 대부분 나중 매수자가 지불하고 최초 분양자는 형식적인 납부만 한 뒤 영수증을 매수자에게 넘겨왔다. 그러다가 2005년 학교용지 부담금을 분양자에게 부과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부담금을 돌려주기 시작했다.
문제는 최초 분양자가 부담금을 내지 않고 매수자에게 받아서 형식적으로만 납부했을 경우 매수자가 환급을 받아야 하지만 최초 분양자의 동의(매수자가 환급받아도 된다는 동의)와 인감증명서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김 씨처럼 최초 분양자가 동의를 해주지 않으면 소송을 통해서나 돌려받을 수 밖에 없다. 물론 지방자치단체에 조정기구가 설치돼 최초 분양자와 매수자 간의 환급금 분쟁을 조정하는 경우도 있으나 워낙 다툼사례가 많아 대부분 소송으로 넘어가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의 최성준 팀장은 "순순히 동의를 해주는 최초 분양자도 많지만 매수자가 냈던 부담금을 환급받기 위해 일부러 동의를 해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분양권 전매가 여러번 이뤄졌을 경우 최초 분양자와 연락이 안돼 동의를 못받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이어 "소송을 통해 부담금을 되돌려 받으려 해도 증빙자료가 없어 애를 먹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납세자연맹은 5만여명이 학교용지 부담금 환급문제로 분쟁을 겪고 있으며 이 가운데 2만여명이 법적 절차를 밟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6월 수원지방법원에만 환급분쟁으로 부담금이 공탁에 걸려 있는 사례가 무려 4천여건에 달했다.
이에 따라 납세자연맹은 지난달 29일 수원지방법원에 공익소송을 제기하고 원고인단 모집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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