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연식에 관계없이 배기량만을 기준으로 세금을 물리고 있는 현행 자동차세제가 헌법정신에 어긋난다는 여론이 높은 가운데 한 시민단체가 ‘자동차세 불복청구운동’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회장·김선택)은 20일 “10년된 자동차와 갓 나온 자동차에 대해 같은 세목과 과세액을 적용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조세평등주의 원칙’을 근본적으로 거스르는 것으로 결국 재산이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세금을 적게 내는 결과를 낳고 있다”면서 “연맹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21일부터 조세의 날이 끼어있는 오는 3월12일까지 자동차세 불복청구운동을 전국적으로 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납세자연맹의 불복청구운동에 참여할 사람들은 ①자동차세를 고지서대로 납부(미납자들도 가능)→②자동차세납부 영수증과 차량등록증 준비→③한국납세자연맹 사이트(http://www.koreatax.org)에 접속, 회원으로 가입→④‘자동차세 불복청구서 자동작성’코너에서 양식작성후 출력→⑤관할 과세관청장(시장·군수·구청장)에게 등기로 보내면 된다. 특히 자동차세 환급은 고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90일안에 불복청구를 했을 때만 가능하므로 오는 3월15일 이전에 불복청구서를 해당 관청에 내야 하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납세자연맹 관계자는 “현행 자동차세제의 불합리성을 인정한 행정자치부가 올 하반기부터 자동차세를 연식별로 차등 과세키로 관련 법령을 고쳤지만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납부분에 대해선 되돌려 받을 길이 없어 불복운동에 나서게 됐다”면서 “헌법재판소도 자동차세 위헌신청에 대해 헌법불합치판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헌법재판소가 단순위헌결정을 내릴 때 804만여명이 1조347억원(전액)을, 헌법불합치판정을 내릴 땐 650만여명이 1600억원(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납세자연맹은 지난달 27일 결성된 시민단체로 인터넷 환경을 바탕으로 조세정의 실현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 인터뷰(서울/김민수 기자 / mskim@dominilbo.com) 한국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41)은 마산출신으로 창원 경상고와 창원대 경영학과를 나와 삼일회계법인 집필위원으로 일하고 있는 법인세 관련 판례전문가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터넷 공간에서 세금불복운동을 벌이는 NGO(비정부기구) 활동은 처음인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선 ‘납세의 의무’는 강조되지만 ‘납세자의 권리’는 뒷전이다.‘납세자의 권리’는 ‘잘못된 세금에 대해 법적 절차를 거쳐 납부하지 않을 권리’를 말한다. 그동안의 납세자운동은 제도개선 투쟁에 그쳤다고 본다. 이번 불복운동은 시작일 뿐이며 인터넷은 그 물리적 실체인 거대한 ‘납세자 커뮤니티’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 시민운동이 잘못됐다는 말인가. △아니다. 다만 국민의 정부 출범이후 시민사회적 전통이나 시민의식이 다소 퇴색된데엔 기성 NGO들에게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자신이 내는 세금에 대해선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하며 이것은 수동적인 제도개선 요구와는 차원이 다르다. 적극적으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동안 왜 이런 시도가 없었다고 보는가. △부당과세에 대해선 이의신청·심사청구 등 관련 절차를 밟아야만 세금을 돌려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세무구제절차를 제대로 아는 납세자는 그렇게 많지 않다. 택지초과 부담금의 위헌결정에도 6만여명의 관련 납세자들은 자신의 권리구제를 위한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못했던 까닭에 약 1조4000억원의 세금을 돌려 받지 못했다. 이는 무엇보다 과세당국이 조세권리구제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며 납세자들도 자신이 내는 세금의 과세근거와 공평성 여부 등에 무관심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첫 운동이 행정자치부 소관의 지방세이다. 그러나 실제 큰 세금은 국세청 소관의 내국세다. 근로소득자를 비롯, 다수 선량한 납세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더욱 힘쓸 것이다. 국세청을 긴장시킬 뜻은 조금도 없다.(웃으며) 나라가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게 NGO의 몫이다. 전국의 모든 납세자와 함께 고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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